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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대기업 건전성 강화 vs 재벌규제 개혁

 

시범운영에 들어간 금융그룹 통합감독제 현장점검이 실시되고 있다. 올해 예정된 금감원의 위험관리실태 현장점검 일정은 ▲8월 롯데 ▲9월 현대차·DB ▲10월 삼성·한화·교보 ▲11월 미래에셋 순이다. 금감원은 그룹 차원의 통합 위험관리체계가 적정하게 구축·운영되는지,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한 정책수립 여부, 내부거래 및 위험집중 현황 등을 점검하고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성·투명성·부실전이 가능성 등도 점검한다.

 

건전성 강화인가 재벌개혁인가


대기업 계열 금융그룹과 은행이 없는 금융그룹을 감독하기 위한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가 시범운영에 들어간 지 석 달을 맞았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는 은행은 없지만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기업 그룹이 동반 부실해지는 위험을 막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적정 수준의 자본비율을 요구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건전성을 지키도록 하자는 취지다.
보험, 증권, 카드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삼성, 한화, 현대차, DB(옛 동부), 롯데 등 5개 재벌그룹과 은행이 없는 교보생명, 미래에셋 등 2개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시범 시행됐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위한 세부기준 중 자본적정성 산정기준과 위험관리실태 평가기준 초안을 공개한 바 있는 금융당국은 현장점검 결과를 참조해 연말까지 올해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내년부터 적용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의 국회통과도 추진하고 있어 제도의 강제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시행으로 7개 금융그룹은 정부가 요구하는 자본적정성 지표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룹의 ‘적격자본’을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이 100% 이상이 돼야 한다. 이는 평상시 필요한 자본(적격자본)이 위기가 닥쳤을 때 필요한 자본(필요자본)보다 많아야 한다는 의미다.
만일 자본적정성이 100%를 밑돌 경우 그룹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팔거나 배당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일단 금융위 시뮬레이션 결과 7개 금융그룹은 통합감독제 적용에 따라 자본비율이 127.0%(현대차)~221.2%(삼성)로 조정을 받았지만 100%는 웃돌아 당장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자본적정성 지표를 구성하는 위험항목 가운데 비금융계열사 출자 한도 초과액 등의 ‘집중위험’ 항목을 빼고 ‘중복자본’과 ‘전이위험’ 항목만으로 계산한 것이다. 만일 집중위험까지 포함하면 필요자본이 커지게 돼 적정자본 비율은 100%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가 그룹 통합감독 도입에 따른 충격을 계산해 본 결과, 삼성 111.5%, 한화 152.9%, 교보생명 200.7%, 미래에셋 134.6%, 현대차 119.8%, DB 168.7%, 롯데 164.3% 등으로 삼성과 현대차, 미래에셋 등은 금융위 권고 수준인 100%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7개 금융그룹에 대해 계열사 매각이나 순환출자 해소 등을 통한 자본확충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통합감독제 도입을 통해 과거 대한생명이나 동양증권 사태처럼 그룹 내 부실이 금융계열사로 전이되는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중복규제로 인한 경영활동 위축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통합감독이 도입될 경우 내부거래가 제한되는데 이미 자본시장법과 공정거래법으로 내부거래 규제를 받고 있어서 그저 규제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 이 제도가 금융 계열사가 소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축소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벌개혁이라는 말도 나온다.

 

제정 앞두고 삼성, 지배구조개편 압박 불가피

 

지난 7월 모범규준 시범적용으로 돛을 올린 금융그룹통합감독제도(통합감독제)가 올 하반기 본 시행을 위한 법 제정을 앞두고 있다.
보험, 증권, 카드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삼성, 한화, 현대차, DB(옛 동부), 롯데 등 5개 재벌그룹과 은행이 없는 교보생명, 미래에셋 등 2개 금융그룹들이 이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된다.
통합감독제도의 본격 시행으로 이들 기업은 자본적정성 등의 부문에서 현재보다 훨씬 강도 높은 규제를 받게 된다. 특히 덩치가 가장 큰 삼성의 경우 현재 자본적정성 비율에 문제가 없는데도 세부안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8월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그룹은 통합감독 시행 시 통합 자본적정성 지표가 7개 금융그룹 중 가장 큰 폭,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감독제도는 비은행 그룹이 위기에 대비해 자본을 충분히 쌓아놓게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이들 그룹 중 특히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하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초 통합감독제 모범규준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가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통합감독을 시행하더라도 삼성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큰 문제가 없다.
삼성의 현재 자본비율은 적격자본 57조 1408억 원을 필요자본 17 조3738억 원으로 나눠 328.9%다. 하지만 당국의 금융그룹별 자본규제안이 적용된다면 적격자본에서는 중복자본 6조 2933억 원이 빠지고, 필요자본에는 6조 886억 원이 더해져 221.2%로 107.7%포인트가 빠진다. 이는 자본적정성 비율 기준선(100%)을 웃도는 수치여서 당장 자본을 늘려야 하는 압박은 없는 상태다.
다만 문제는 올 하반기 법제정을 시행할 때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 현재 시행중인 모범규준보다 기준을 강화한 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집중위험 계산법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삼성만이 7개 그룹 중 집중위험이 한도를 초과한다.
삼성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이 위험자본으로 계산된다. 이를 감안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삼성 자본비율이 110%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삼성금융그룹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 지분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의 집중위험 한도 초과분이 지난해 말 기준 20조 원을 넘는다.
보험업법 개정도 변수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 2016년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하고 총 자산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은 처분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금융위는 이달부터 통합감독 모범규준에 집중위험 확정안은 담지 않았지만 앞으로 보험업법 개정 여부 등 논의과정을 살피면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지분 규모가 큰데다 매각 시 삼성 전체적인 지배구조에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생명은 내부 5~6인으로 구성한 총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분주한 미래에셋, 추가자본 확충해야 하나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가 석달 째를 맞은 가운데 국내 최대 자기자본 증권사를 보유한 미래에셋이 대비에 분주하다. 
미래에셋은 해당 제도 적용 대상 그룹 7곳 가운데 통합자본비율 비율이 2번째로 낮고 그룹리스크 사례가 가장 많은 그룹으로 꼽힘에 따라 관심이 쏠린다. 특히 통합자본비율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대기업 집단에 속한 비금융 계열사에서 부실이 생겼을 때 같은 대기업 집단 내의 금융 계열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금융 계열사들의 위험 노출 정도를 통합적으로 파악해 시스템적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을 얼마나 갖췄는지를 가늠하는 ‘적정자본비율’을 엄격하게 따진다.
금감원의 현장조사 일정을 앞둔 가운데 가장 늦은 차례로 배정된 미래에셋은 서둘러 채비에 나섰다. 미래에셋은 지난 4월 이재용 팀장(이사)을 비롯해 총 6명으로 구성된 그룹위험관리팀을 꾸렸다. 그룹 7곳 가운데 통합감독제도에서 요구한 전담 조직을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든 것이다. 또 일찍부터 그룹위험관리협의회도 출범시켰다.
아울러 미래에셋은 이사회에서 통합감독제도 모범규준을 반영한 내규를 의결, 이를 금감원에 지난 7월27일에 보고했다.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미래에셋이 대응책 준비에 어느 그룹보다 적극적인 이유는 우선 통합감독체제를 적용받게 됨에 따라 개편 비용이 많이 들고, 금융투자업계 영업 방식에도 적합하지 않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작용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미래에셋에 지주사 체제로 개편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동시에 위기감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은 통합감독 대상 그룹 7곳 가운데 잠정 통합자본비율이 2번째로 낮다. 금감원이 새 제도 적용했을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그룹별 자본비율은 삼성 221%, 교보생명 201%, 롯데 176%, DB 169%, 한화 153%, 미래에셋 151%, 현대차 12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확정될 통합감독 자본규제 최종안에서 자본비율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 추가 증자에 나서야 돼 계열사 출자나 영업 확대에 일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제시한 6가지 통합감독 리스크 유형에 미래에셋은 최다인 5가지가 해당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금융그룹 통함감독 관련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 그룹 간 교차출자, 차입자금으로 자본 확충, 자본의 이전 가능성, 내부거래 의존도 과다, 부외계정 투자, 금융계열사를 통한 계열사 지원 등을 금융그룹 대표 리스크 유형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하에서 미래에셋의 자본 확충 수준이 충분하지는 않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자본규제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집중위험을 제외하고 중복자본, 전이위험만을 반영해 나온 수치임에 따라 개별 그룹의 통합자본비율이 추가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에셋은 기준 100%은 넘었지만 이에 대비한 자본 버퍼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네이버와 자사주 맞교환 등은 진정한 자본 확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래에셋 현장조사 시 면밀히 들여다 볼 것이다. 기준 자본비율 외 권고 자본비율을 제시하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리스크는 언제든 갑자기 커질 수 있는 만큼 현재보다 추가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가 필요하지만 업계의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또한 금융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금융그룹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 통합감독 제도를 안착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선우 기자  photoin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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