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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는 환영, 금액은 환영 못해!아이 행복 지킴이 ‘아동수당’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중 하나인 아동수당이 지난 9월 21일 처음으로 각 가정에 지급됐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국민들의 삶 전 생애를 책임지는 포용 국가로 향하는 첫 걸음이기도 한 아동수당. 시행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 아동수당은 ‘아이라는 미래의 이름’의 종착역을 향해 잘 가고 있을까.

 

아동수당은 만6세 미만(0~71개월)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함으로써, 아동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해 아동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다.

현재 OECD 국가 중에서는 35개국 중 32번째로 아동수당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멕시코, 터키,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간 우리나라는 아동수당 제도 미도입 등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아동이나 가족에 대한 지출이 상당히 부족했던 것이 사실.
OECD에 따르면, GDP대비 우리나라 아동·가족지출은 1.3%(2013년 기준)로 OECD 국가 평균 2.4%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현금 급여 지출은 0.18%로 OECD 국가 평균의 1/1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아동수당’이라는 특단의 칼을 빼들었다. 과연 이 칼로 무라도 자를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해 쓰긴 써야 하는데….”

 

지난 9월 21일 아동수당 수급자들 통장으로 10만원이 입금됐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동수당 금액을 반기는 눈치다. 물론 10만원이 삶의 질을 단번에 바꿀 만큼 큰 액수는 아니지만 아동수당은 원칙적으로 아동에게 지급되는 돈이기 때문에 아동수당 사용방법을 두고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동수당을 지급받은 배진아씨(42·여·서울)는 “아이 교육비에 보태고 싶다”며 “어린이집은 나라에서 보육비가 지원이 되는 반면 유치원은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10만원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녀 교육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을 전했다.

다른 부모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동수당으로 지급되는 돈은 아이의 복지향상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두 살 자녀를 둔 박은성씨(36·여·서울)는 “아이 이름으로 통장 하나를 더 개설할 예정이다. 다달이 입금되는 10만원을 차곡차곡 모으다 보면 소액이 목돈이 되지 않겠느냐”며 “아이가 학교 들어갈 때 쯤 학원비에 보태고 싶다”고 아이를 위한 저축의 뜻을 밝혔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정은 두말할 것 없이 아동수당 지급을 환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동수당 지급으로 인해 높은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이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였기 때문.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 평균 육아비용은 107만원(2017년 기준). 10명 중 9명, 즉 대다수의 부모가 육아비용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비용으로 주로 지출하는 항목은 ‘돌봄 및 어린이집·유치원 비용’(20.9%), ‘식료품비·외식비’(14.9%), ‘사교육비’(14.4%) 순으로 등골이 휘는 이른바 등골브레이커 육아부담비용 탓에 부모들은 임신 출산을 꺼려했다.

9개월 차 쌍둥이 형제를 육아 중인 남지우(33·여·경기)씨 역시 “분유 값 부담에 정말 힘들었다. 게다가 쌍둥이라 모든 비용이 두 배나 들어가 생활비가 부족했다”며 “분유 값, 기저귀 값, 아이 생활 용품 값에 비하면 월 10만 원은 턱 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아동수당이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아동수당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부모들의 행태도 곳곳에서 눈에 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은 월 10만원이 입금되는 동시에 본인의 개인 물품을 쇼핑 하거나 식사비용으로 지출해 버리는 등 아동수당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부모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어차피 내 배 아파서 낳은 아이 이름으로 들어오는 돈인데, 그 돈 것도 겨우 10만원, 부모가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어차피 아이에겐 제 돈이 더 많이 들어가요. 100만원도 아니고 유난은….”

 

보건복지부, 이중국적자 수혜 문제점 알고도 수수방관

 

출입국 확인이 어려운 해외체류 어린이 아동수당에 구멍이 뚫렸다. 아동수당 신청자가 이중국적을 자진 신고하지 않으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 복지부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아동수당을 시행하면서 해외체류 90일 이상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신청자가 아동의 이중국적을 신고하지 않고 외국 여권으로 출입국하면 복지부와 법부는 이를 확인할 방법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가 이중국적자 여부를 자진 신고하고, 외국여권 사본을 제출할 경우에만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지금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보건복지부도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지난 5월에 알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은 “현행 아동수당 지급 규정에 따르면 해외체류 90일 이상 어린이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해당 어린이가 외국 여권을 이용하면 출입국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복지부가 이중국적자의 선의에만 의지해 부정지급을 막아보겠다는 회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복지예산은 샐 수밖에 없다”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이러하다. 건강보험 가입 여부, 예방접종 유무 등 확인을 통해 해외출생아를 가려내겠다는 것. 하지만 아동수당 법안이 이미 지난 2016년 처음 발의됐고, 2013년 시행된 양육수당에서는 같은 문제가 계속 지적된 점을 감안하자면, 보건복지부의 안일한 대응이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

 

 

박희남  1025ksb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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