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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탈핵·탈원전인가?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장인순

21세기의 불가사의는 산유국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아닐까?

36년간의 치욕의 식민지 시대를 마감하자마자 북한의 남침(6·25)으로 금수강산은 완전히 벌거벗은 황폐화되었다. 천만이 넘는 희생자를 치르고도 여전히 허리가 잘린 비극의 땅이 되고 말았다. 국민소득 60불의 아세아, 아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비참한 국가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남의 힘으로 간신히 정치적으로 독립을 얻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문화식민지, 경제식민지, 기술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허리띠가 양식이었던 시대, 굶주림과 배고픔이 상식으로 통했던 시대에 이 땅의 산업화 세대는 배가 고파 책을 읽고 먹을 것이 없어 꿈을 먹고 살았다. 그 시대의 중심에 박정희 대통령과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동시대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국운이고 이것이 곧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조국 근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과학기술이 무엇이냐 물어 본다면 나는 감히 원자력 발전 기술이라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1990년대에 세계 선진국의 전기요금(원/kWh)이 일본이 205원, 미국이 98원, 영국이 137원, 프랑스가 110원, 대만이 95원인데 한국은 65원이었다. 이 당시 우리나라 수출 상품의 이윤이 3% 이하였다. 에너지를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나라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을까?

원자력발전소가 공급하는 양질의 값싼 전기가 그 역할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원자력은 가난한 대중을 위한 청정에너지이다. 우리가 만일 대만의 95만 원짜리 전기를 산업체에 공급했다면 우리의 모든 상품이 해외에서 이윤을 전혀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2000년에 UAE을 방문하였다. 이 더운 지역에 이렇게 찬란한 문화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전기의 힘이라고 생각되었다. 어떤 경제학자의 말에 따르면 ‘전기와 에어컨이 세계의 경제 지도를 바꾸어 놓은 기술’이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 같은 도시, 미국의 남부 지역, 더운 중동의 산유국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찬란한 현대문명을 이룰 수 있겠는가? 싱가폴의 한 정치가가 말하기를 ‘에어컨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야자수 밑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리의 기술로 4기의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는 UAE는 아직도 100년을 쓸 수 있는 오일을 가지고 있는 석유 부국이다. 석유 부국인 UAE가 원자로를 건설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국왕이 대답을 했다고 한다.

“우리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여행을 했고, 우리 아버지는 자동차로 여행을 했고, 나는 지금 비행기로 여행을 하는데, 우리 아들은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할 것이다. 그러나 잘못하면 우리 손자들은 다시 낙타를 타고 여행을 하지 않을까 하는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100년 후를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다.”

후손을 위해서 100년 후를 준비하는 국가원수가 있는 하면, 허구로 땜질한 ‘판도라’라는 영화 한 편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탈핵·탈원전을 결심한 국가 원수를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까? 판도라를 본 한 중년 부인의 코멘트는 “그것은 한낱 영화일 뿐이지요.”

문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위험은 비이성적인 두려움이라 했다.

산유국, 에너지 부국이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은 분명 21세기의 유일한 불가사의가 아니겠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를 모든 인류의 공동 책임이다. 이는 인류애를 바탕으로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순수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원자력만이 유일한 수단이다. 과학은 결코 후진 후퇴하는 법이 없다. 울창한 산림을 훼손해서 산사태를 유발하는 비싼 태양광 전기가 과현 친환경에너지인가? 농부가 가을에 수확을 한 후에 가난한 사람들은 이삭줍기를 한다. 이 이삭줍기는 이삭이 있으면 줍고 없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해야 한다. 그러나 있으면 줍고 없으면 얻을 수 없는 이삭줍기로 어떻게 에너지 안보를 지킬까?

 

유선우 기자  photoin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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