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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들 땐 기대도 돼, 한겨울에도 따듯한 봄바람이 불기를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이경림 대표

교도소 소재자라는 낙인, 그리고 수감자 자녀라는 주홍글씨는 아직 미성년자인 이들이 겪기엔 버거운 게 사실이다. 손가락질을 비롯해 입에 담기 힘든 모욕까지, 아이들은 정상적인 생활은 물론 또래 아이들이 누려야 할 평범한 학교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네 아비가 그랬으니까 아들인 너도 똑같아.’ 무섭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의 엄격한 잣대에 한 번 새겨진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철저한 배척과 끝없는 괴롭힘에 아이는 묻는다. “갈 곳이 없어요. 이젠 어디로 가야하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물론 죄를 지은 사람은 선량한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죄에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 헌데 문제는 그 벌이 안타깝게도 수감자 자녀들에게까지 내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수감자 자녀들은 법적으로 아무 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감자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불이익 또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 단지, 엄마 아빠가 범죄자이기에 왕따를 당하거나 양육자가 바뀌는 등 아동으로서 혼란스러움을 겪어야 하는 가장 작기에 가장 절실한 0.5%의 아이들. 이들을 위해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오늘도 수감자 자녀의 친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아동의 시선에서 바라봐주세요

 

“대한민국 모든 아동은 부모가 재력가이든 그렇지 않든, 또는 죄를 짓던 죄를 짓지 않던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상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세움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제발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봐주세요. 그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주세요.”

세움 이경림 대표는 쭉 아동복지 쪽에서 일을 해 왔다. 주로 빈곤한 아동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는데 그러면서 이 대표는 부모가 교도소에 간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게 됐고 이 대표가 살펴본 교도소 수감자 자녀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어른이 제 자신이 보기에도 어린 아이들의 삶의 무게가 고단해 보였기 때문. 사실 부모가 교도소를 간 것도 아동의 시선에서 보자면 매우 슬프고 속상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부모가 교도소를 가게 됨으로써 혼자 남겨진 아이는 돌봐줄 이가 없기 때문에 결국 원치 않는 보호기관에 입소를 해야 한다. 심지어 이러한 2차 피해를 어디 가서 속 시원히 말할 수도 없다. 실제로 대다수 수감자 자녀들은 학교 선생님에게도 부모의 교도소 수감을 털어놓지 못한다고 한다. 이럴 때 비밀친구가 되어주는 곳이 바로 ‘세움’이다. 세움은 수감자 자녀들에게 있어 유일하게 기댈 어깨다.

세움은 그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후원을 통해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경제형편 때문에 부모 면회를 가기 힘든 아이에게는 면회비용도 지원해 준다. 이번년도에 면회비용을 지원해준 가정만 무려 30가정에 달한다. 면회비용 역시 30만 원 가량으로 적지 않은 돈임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아빠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피해자 아동도 아니고 가해자 아동을 도울 돈이 어디 있냐?’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포털사이트에 걸린 세움과 관련된 기사에도 악성댓글이 이어졌다. 쉽지 않은 길인 것만큼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에 이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피해자의 아이, 가해자의 아이로 나뉠 수는 없다고. 아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아이의 잘못은 없다. 대한민국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동은 누구나 도와야 한다. 이는 헌법에도 명시 돼 있는 바다. 우리나라 헌법에 의하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본인의 죄가 아닌 부모나 친족의 잘못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표기 돼 있다. 뿐만 아니라 UN 아동관리 협약에도 무차별의 원칙으로 모든 아이들은 성별이나 연령, 인종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것은 말 그대로 기본 원칙이다.

기본 원칙임에도 사람들의 편견은 무섭다. 세움이 인식개선을 위해 캠페인을 비롯해, 네트워크 활동, 홍보활동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편견 때문이다.

 

사회적인 편견 힘든 게 사실

같이 하면 천천히 멀리 갈 수 있어

 

세움에서 주로 만나는 아이들은 범죄자의 자녀들 중에서도 빈곤한 가족들이다. 작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최초로 수용자 자녀의 인권실태를 조사했는데, 가족들을 살펴봤더니 한 사람이 수감되어서 남겨진 빈곤한 가족들이 일반 사람들의 수급자 비율보다 무려 5.5배가 더 많았다. 수감자 자녀들이 처해진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아울러 아이의 심리적 불안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점이다. 부모 중 누군가가 수감이 되면 가정이 파괴가 되는데 이는 쉽게 말해 가족의 형태가 붕괴되는 것. 이로 인해 아이들은 자의든 타의든 이사를 가야 한다. 이사를 가야한다는 것은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단순 거주지 변경을 넘어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의 헤어짐을 이야기한다. 양육자가 바뀌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이자 인생의 트라우마로 작용해 아이의 인성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 그래서 일까. 수감자 자녀는 굳게 닫힌 철문 마냥 쉽게 속마음을 터놓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아니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저마다 마음속에 하나씩 담아두고 가슴앓이 한다.

사실 방송사로부터 요청이 온 적도 있었다. 공중파 방송화면에 후원영상이 나오면, 지금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칼에 거절했다. 아이의 개인정보와 수감자의 개인정보 때문. 방송사는 직접 아이들을 만나길 원했고, 아이가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화면을 송출하길 바랐다. 쉬운 길을 나두고 굳은 신념으로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유는 비밀친구를 하고 싶어 하는 수감자 자녀들에게 신상 노출은 또 다른 상처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 후원 상황이 어렵더라도 최대한 아이의 입장에서 마음을 헤아리겠다는 사려 깊은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다.

국가 돌보지 못했던, 5만 4천명의 아이들, 부모의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사는 수감자의 미성년 자녀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수감자 가족으로부터 온 편지 내용 中 일부다. 짧지만,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아이가 요새 유행하는 모래놀이장난감을 너무 갖고 싶어 했는데, 사주질 못해서 집에 있는 쌀을 가지고 놀게 했거든요. 근데 세움에서 딱 이 장난감을 주셔서 요즘 아이가 눈만 뜨면 장난감 앞으로 달려가요.”

- 수감된 남편의 몫까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는 어머니 이정숙님(가명) -

 

<꼭 안아주세요!>

대한민국의 약 5만 명, 가장 작기에 가장 절실한 0.5%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세움에서는 이 아이들을 위해 매 월 5만원 혹은 7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한 아이에게는 따듯한 옷 한 벌을 구입하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간식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용돈입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날 수 있도록 세움 아이들에게 든든한 “기댈어깨”가 되어주세요.

● 미취학·초등학생 월 5만원 ● 중학생·고등학생 월 7만원

후원계좌안내 – KEB하나은행 164-890081-53604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박희남  1025ksb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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