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3 목 18:36
상단여백
HOME 뉴스 정치일반
나경원, “온실 뚫고 나와 한국당 구하라!”

나경원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비박계’ 김학용 의원을 누르고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나경원 의원이 지난 12월11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받아 김학용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것. 김학용 의원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 의원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보수정당에서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이다. 과연 각 당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당을 구해낼지, 나 의원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수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 탄생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나경원 의원이 선출된 것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은 ‘도로 박근혜당’이 됐다’, ‘한국당 혁신은 종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등 일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한국당 내에선 ‘탈(脫)계파주의의 승리’이며 이제 통합과 변화가 가능해졌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그동안 뭘 해도 잘 안 되었던 한국당이 강력한 제1야당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을지, 보수정당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의 탄생은 곧 한국당의 마지막 카드임을 의미한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나 원내대표의 당선 과정에서 계파를 가로지르는 크로스 보팅(cross voting·교차투표, 진영의 입장을 떠나 자유롭게 투표하는 것)도 많았고, 계파주의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합쳐져서 선거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서 계파주의에 의해 선거가 치러진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옳지 않은 시도”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고 당과 국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제가 비대위원장에 있는 한 계파주의를 살리려는 시도와 싸워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내 쇄신·화합에 대한 갈망 대변

 

한국당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데 이어 2017년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를 겪었고 대선이 끝나고 구성된 비상대책위와 조직강화특위는 빚 좋은 개살구였다. 그러는 동안 국민들은 한국당에서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이번은 다르겠지, 이번은 뭔가 있겠지…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니 이제는 한국당의 웬만한 카드에 국민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경원 의원이 새 사령탑이 되었다. 온실 속 화초, 금수저 등으로 평가받던 그였다. 그만큼 한국당 내에서 쇄신·화합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제 그가 당을 일으킬 마지막 카드임을 뜻한다.

보수 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란 상징성은 일단 당 안팎으로 ‘뭔가 변하겠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의원들께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했고,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면서 “한국당은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며, 하나로 나아가 여러분과 함께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2월. 새 원내대표는 당장 원내 전략을 지휘해야 한다. 친박과 비박, 복당파 등 계파 갈등을 봉합하는 일도 시급하다. 새 대표와 함께 준비해 나갈 2020년 총선에는 한국당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생·서민 등과 거리가 먼 나경원이지만…

 

하지만 당의 원내대표는 “잘 하면 본전”이다.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나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어려운 시기에 먹고 사는 문제부터 챙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알고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그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빈정거림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나 의원은 민생·서민 등 키워드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사학재단 집안 딸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나 의원은 그 유명한 ‘서울법대 82학번’이다. 판사를 거친 뒤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나 의원은 이 후보의 대선 패배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다.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 17~18대 의정 기간 대변인과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크고 작은 시련의 시간도 있었지만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와의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하며 복귀, 이후 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어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다. 20대 총선에서도 배지를 달면서 4선 의원이 됐다.

이처럼 꽃길만 걸어온 금수저인 나 의원이 과연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챙길지 여기저기서 딴지를 걸어왔다. 아마 나 의원은 익숙할 것이다. 부유하고 예쁘고 공부 잘했던 것이 흠이 되는 것이 소위 정치판이지만, 원내대표가 된 그는 거침이 없었다.

 

서민 정부의 현 주소, 나 의원에겐 기회

 

서민 지지를 등에 업고 80%에 육박한 지지율을 보이던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 경제 정책 추진 등 과정에서 비판 받으며 지지율이 반쪽 난 것도 나 의원에겐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서민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문 정부가 서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잘 해결했는지도 그가 내밀 수 있는 카드다.

나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파괴하고, 판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많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가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 한국당은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이룬 당이다. 경제 문제를 꼼꼼히 챙겨 제2의 경제 기적을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 결론이 중요하다.

2월 전당대회와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한국당이 기적을 이뤄낼지, 그 결과에 따라 나 의원이 평가받을 것이다. 만약 한국당이 예전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다시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면 역시 “부유하고 예쁘고 공부 잘하는 금수저가 정치도 잘 한다”고 평가 받을 것이다.

 

신현희 기자  bb-75@hanmail.net

<저작권자 © 이코노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현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