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4.16 화 11:15
상단여백
HOME 인터뷰 이달의인물
“환경과 호흡하는 예술하고 싶어”기발한 화가의 유쾌한 작품이야기
라이언 조 작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예술의 품격. 사람들은 예술은 읽고, 보고, 들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라이언 조의 친근한 벗 같은 예술 활동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대단한 사람만이 예술가도 아니며, 수준 높은 작품과 공연만이 최고의 예술도 아니다. 함께 즐기고 공유하는 문화 예술 활동을 하는 그를 만났다. 누구나에게 대중적으로 느껴질 법한 크래커라는 소재를 통해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던 라이언 조. 그가 그리고자 했던 세상은 어떤 세상이었을까.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하루하루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라이언 조 작가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은 그의 작품처럼 유쾌하고 즐거웠다. 인터뷰 내내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인드를 나타낸 조 작가는 지배적이거나 권위적인 예술가로서 도도한 정신보다는 관람객과 소통하며 미술로써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 일까. 그의 모든 작품엔 강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었다. 작품을 찾는 이가 늘어난 다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동양과 서양의 콜라보

크래커 예술로 재탄생하다

 

현재 미국에서 생활 중인 라이언 조 작가는 미국에서의 삶을 택하면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20여 년에 걸친 미국생활이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어 지배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다. 주변을 보는 시각을 비롯해 만나는 사람, 생활하는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까지 달라진 삶만큼이나 예술에 대한 시각도 변화됐다.

작가가 추구하는 바도 있었지만, 시대가 반영되어야 하고, 그 시대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콘셉트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러한 조건에서 내린 결정이 바로 한지였다. 한지로 한 작업은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고 그러던 중 지난해 LA아트쇼 아트페어에 출품의 기회가 생겼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이것이 조 작가 예술 인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지.

“당시 50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에 해왔던 한지 채색 작업들은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고, 작가로서도 조금 뭐랄까, 지루하다고 해야 할까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던 참이었습니다. 작품에서만 콘셉트를 잡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LA 아트쇼’라는 특정화된 행사와 아트페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성격, 곧 제가 새로 기획하는 작업이 전시하게 될 공간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까지. 이 모든 것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과정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크래커 작업이다. 물감 대신 한지를 사용하고 나아가 커피나 먹을 사용하며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라이언 조. 그의 작품들은 충분히 새로웠고 상상 그 이상이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물었다. “많고 많은 소재들 중 왜 하필 크래커야?”

조 작가의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혹시 과자 먹을 때 화내는 사람 보셨나요? 모두 다 즐겁게 먹습니다. 주로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기억 속에 있는 어떤 재미나고 소중했던, 흡족했던 그 순간들을 유추할 수 있는 어떤 형태가 바로 크래커였습니다.” 한마디로 유년의 유쾌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마냥 재미만 추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서양과자인 크래커와 한국 사람인 조 작가가 만났으니, 이는 ‘융합’이었다. 크래커가 오븐에서 구워진다면 도자기는 가마에서 구워진다. 서양의 크래커 형태가 동양인들이 절대적으로 우세하고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던 도자기 제작기술과 믹스시켰다는 자체가 이미 동서양의 만남을 흥미롭게 그려낸 셈이다.

또한 크래커가 평면이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회화적인 요소들을 손쉽게 올릴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캐릭터 작업은 물론 추상작업, 먹 작업, 유약작업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나의 오른손잡이

 

라이언 조 작가에 있어 그의 작품은 ‘현실’이었다. 이를테면 30년 세월을 한국에서 거주한 한국남자인 그가 20년 세월을 미국에서 살면서 동양인의 피와 유전자가 자신이 습득한 21년간의 서양체험과 만나 믹스되었고, 이러한 삶의 과정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갔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조 작가의 오른손잡이였다.

“저한테는 융합이 오른손 잡이였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팔씨름을 하자고 하면 저는 무조건 오른손으로 합니다. 저는 오른손잡이니까요. 왼손으로 하면 지는 싸움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왼손으로 할 사람은 없습니다.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오른손으로 할 것입니다.”

융합이 자신에게는 오른손잡이 역할을 하겠구나, 그렇다면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스토리를 구성해 내는 것이 관객들과도 소통하는데 용이하지 않을까 고민했고 이후 이를 작품에 표현하기 위해 작품 이름을 오로지 ‘융합’ 하나로 정했다.

2D와 3D의 조합, 아크릴과 먹도 어우르지 않았던 색다른 조합이었다. 어떤 문화와 문화, 세대와 세대, 다른 영역에서 살고 있는 삶의 믹스를 찾다가 나온 단어가 바로 융합이다.

조 작가는 앞으로도 작품 활동을 함에 있어 융합이라는 큰 틀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크래커에 국한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크래커가 어느 날 뜬금없이 자신에게 찾아온 것 마냥 앞날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

“제 전공은 도예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20~30년 가까이 주로 회화작업만 했습니다. 제 작업도 융합이었고, 제 안에서 어떤 새로운 것이 폭발할지는 당사자인 저도 모르기 때문에 늘 상상하고 고민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제가 느끼는 것을 관객들이 기뻐해주고 소통해주는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함께 즐거움을 가지는 행복한 아티스트를 꿈꿉니다.”

라이언 조 작가는 스스로를 한 없이 낮췄다. 자신은 대단히 잘나고 훌륭한 예술가가 아니며 그저 시대와 함께 환경에 발 맞춰 소통하고 교류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그리고 이를 위해 오늘도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멋진 작품을 준비하겠다고. 가슴 설레는 삶을 살아가는 라이언 조. 그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박희남  1025ksbb@hanmail.net

<저작권자 © 이코노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희남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